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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의 추억
글쓴이 : 평화재…     날짜 : 14-03-03 15:29     조회 : 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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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의 추억

 남북 관계에 있어, 작년 한 해 만큼 소통이 없었던 해가 있었을까?
 2014년에는 새로운 관계가 우리의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는데, 그 예상은 이산가족상봉으로 구현되었다. 무려 3년 4개월 만에 이산가족상봉행사는 재개되었고, 2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는 여러 많은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이산가족상봉 행사는 휴전 후 30여년이 지난 1985년에 처음 이루어졌다. 3일간 진행되었던 이 행사는 남측 35명, 북측 30명이 각각 서울과 평양에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이산가족 숫자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인원이 만남을 가진 것이었지만, 남북 역사상 최초로 진행된 이 행사는 앞으로의 남북 관계에 큰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그러나 2차 이산가족상봉 행사는 오랫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15년 만에 이산가족의 만남이 시작됐고, 바로 정례화 되었다. 2005년부터는 화상상봉도 이루어졌다. 이후 남북관계가 약화되어 2009년에 한번 재개되고, 이번에 금강산에서 아름답지만 슬픈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뉴스에 보도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보는 사람들은 아마 비슷한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60여년 만에 성사된 만남의 기쁨보다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이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그 아픔... 아마도 슬픔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정례화 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해 보면 일회성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개선하자는 주장에 반대를 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북측에서 개혁 개방의 위험성을 이유로 행사의 정례화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분석하는 매체도 보았지만, 이는 개성공단을 운영하고 있는 북측 당국의 입장을 보지 못한 짧은 식견일 수도 있다. 개혁 개방 자체에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면 경협에 대한 논의 자체도 거부되어야 함이 마땅하나, 최근 북측의 행보는 오히려 개혁 개방을 그들의 방식으로 도입하고 있는 듯하다.
 이산가족상봉을 계기로 민간차원의 문화교류의 해빙기가 오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인적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은 다양한 차원의 사회문화적 변화를 수반하는 계기가 되기에 분명 이번 행사는 큰 의미가 있다. 한편 다른 관점에서 보면 그동안 중단되었던 금강산 관광 재개도 가능성이 엿보인다. 관광이 중단된 동안 많은 시설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행사 기간 중 크게 문제될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잠시 동안 정전이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는 했으나 행사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6년째 알 수 없던 금강산의 모습을 이산가족상봉 행사로 인해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다. 금강산은 남북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시작된 관광산업이지만, 그 파급력은 대단했다.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실시되고 난 후, 남북의 만남은 자연스러웠다. 심지어 중고등학생들이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와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고,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북측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어도 일반 국민들의 만남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기에, 또 다른 차원에서의 남북 관계가 형성되었다.
 필자는 2004년에 금강산에서 관광조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남북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약간씩 분위기가 변화되기도 했지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다. 금강산을 다녀온 독자들은 알겠지만, 그곳에는 북측 관리원들이 있다. 그래서 북측지역의 땅을 밟아 본다는 기쁨과 더불어 북측 주민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존재했다. 그들을 부르는 호칭이 무엇이었을까?
 그들의 호칭은 2004년도 여름을 기준으로 바뀌었다. 이전에 그들을 남측에선 ‘환경관리원’이라 칭했다. 남측 사람들이 환경을 훼손하는 행위(쓰레기를 버리거나 침을 뱉는 행위, 노상방뇨 등)를 ‘감시’하였다. 그러나 이후로 그들을 부르는 호칭은 ‘북측 해설원’으로 바뀌었다. 남측 관광조장이 하던 금강산에 관련된 이야기를 그 날부터 북측 선생들이 하게 되었다. 내가 금강산에 관한 정보를 관광객들에게 전할 때 뒤편에서 ‘씨~익’ 웃던 북측 선생들이 이제는 나의 웃음 앞에 어색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선생님~ 관광 안내 할 만합니까?”
 “야~ 이거 안내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이런 줄 알았으면 전에 구경하면서 웃지 말걸. 나 하는 것 좀 도와줘~”

 역지사지(易地思之)... 입장을 바꿔보니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산가족상봉 재개는 우리들에게 각자가 가지고 있는 금강산의 추억을 되살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앞으로 있을 남북 관계 변화에 큰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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