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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마음으로 읽는 이 재봉 교수의 [두 눈으로 보는 북한]
  글쓴이 : 서광선     날짜 : 08-08-12 12:58     조회 : 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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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마음으로 읽는 이 재봉 교수의 [두 눈으로 보는 북한]


남북평화재단이 “평화세상”이라고 이름 한 출판사를 냈다. 그 출판사업의 첫 번째 산물로 원광대학교 정치학과 이 재봉 교수의 [두 눈으로 보는 북한]이라는 책이 나왔다. 남북평화재단은 오는 9월 4일 출판사 “평화세상”의 출범을 알리고 자축하는 모임으로, 새로 나온 책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이들이 많이 오셔서 축하해 주시고, 이 재봉 교수의 강연과 논객들의 서평과 토론에 참여해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되어 이 자리를 빌려 초청의 뜻을 전한다.


이 재봉 교수는 책머리에 말하기를 1980년대 한국의 대학가에서 데모 없이 해가 지는 날이 없었던 대학시절에 공부한답시고 “정치외교학과 학회장까지 맡았었지만, 민주화 데모를 주동하기는커녕 시위에 단순 참가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고 썼다. 그리고 미국에서 10년 동안 유학한다고 치열한 민주화와 한국 민주주의 쟁취의 신명나는 대열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교수는 스스로 “나는 민주화의 죄인이다”라고 “양심선언”을 하고 민주와 평화와 통일을 외치는 “평화학자” 또는 “통일운동가”를 자처하고 있단다. 그는 1998년부터 그가 강의하고 있는 대학 주위의 친지들과 “남이랑 북이랑 더불어 살기 위한 통일운동”이란 모임을 만들고 1999년부터 월간으로 “남이랑 북이랑”이란 작은 회원잡지를 내면서 자신의 통일에 대한 소신과 북한 방문 경험 등을 나누어 왔다. 이 책은 여기에 실린 글들을 한권의 책으로 내어 놓은 것이다.


우선 책을 들고 차림표를 살펴본다. 머리말 부분에는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가하는 고백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한눈으로 만, 남한의 시각, 반공의 시각, 한국전쟁을 겪은 구세대의 눈, “반공법”과 “국가보안법”의 눈, 애꾸눈으로만 세상을 보고 특히 북한을 보아 온 것에 대하여 반성하고 다른 한 눈도 크게 뜨고, 두 눈으로 북한을 열린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 보자면서 이야기를 꺼낸다. 이 책의 전체적인 목적은 “북한 바로 알기”이다. 그리고는 “북한의 정치와 사상” (제2부)에서는 북한이 사회주의냐 공산주의냐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 두 이념의 차이를 가르쳐 준다. 북한 정부를 세운 사람들이 정말 항일 투쟁을 치열하게 한 애국자들인가, 김일성은 진짜인가 가짜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진솔하게 밝히고 있다. 김일성이 제창한 “주체사상”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 장점과 단점들을 가려내어 준다. 김정일의 “선군정치”라는 것이 무엇인지, 왜 그런 발상을 하게 되었는지 역사적 배경을 설명한다. 제3부에서는 “북한의 경제”를 다루고 있는데, 왜 오늘날 북한의 아이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굶어 죽는 사람들이 수십 만, 수백 만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소상하게 밝혀 준다. “핵무기까지 만들면서 병뚜껑도 제대로 못 만드는 배경”이 무엇인가로 시작되는 저자의 설명은 설득력이 있고 호소력 있다. 경제가 그 꼴이니 곧 망할 것 아니냐는 “전망”에 대해서 이 교수의 답변은 “가능성도 크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제4장)이다. 제4부의 제목은 “북한의 사회와 문화”인데 나는 이 부분에서 참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남과 북이 같은 우리말, 한국말을 쓰고 표준어가 같은 것인 줄 알았는데, 이북에서는 평양 사투리를 “문화어”라고 하고 표준말이라고 한단다. 그리고 남한에서 가르치는 모음(아,야,어,여)과 자음(ㄱ,ㄴ)의 수와 순서도 다르다는 것이다.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는 세금을 거두지 않는, 제도상으로는 이상적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하지만 돈이 없어서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북한 초등학교의 한주일의 시간표에서 우리말 교육이 강화되어 있다는 이야기, 그리고 사회교육의 강도가 대단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기독교는 탄압과 천대를 받아 왔지만 민족종교인 천도교는 우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가 궁금해 하는 "북한의 군사 및 대외정책” 즉 통일 문제는 어떤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제5부에 실려 있다. 많은 이들이 이 마지막 부분을 먼저 읽어 보고 싶을 것이다. 물론 나도 이 부분을 먼저 읽었다. 책은 핵무기에 대해서 “언제부터 왜 만들어왔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소상히 설명하고 난 뒤, 저자 자신의 통일 정책을 진술한다.


이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하면 쉽사리 놓게 되지 않는다. 북한에 대해서 알고 싶었던 궁금증이 풀리고 몰랐던 것들, 잘 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들이 조금씩 풀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 교수의 이야기 식 글이 쉽고 친절해서 알아듣기 쉽고 친근감이 간다. 그토록 어렵고 아슬아슬하게 위험한 담론을 마음 편하게 풀어 주는 글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이야기를 깊고 즐거운 유머 감각으로 긴장을 풀게 하는 재주를 감사하게 생각하게 한다. 이 교수는 북한에 대해서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하면서 객관적으로 옳고 그른 것을 가려내고 비판할 것은 스스럼없이 공정하게 비판한다. 빙빙 돌려서 아리송하게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솔직하게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는 책 끝에 “내 글과 말이 국가보안법 위반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에서 북한을 바로 알게 되면, 북한에 대해서 친근감을 느끼고 북의 “주체사상”에 대해서 동조하게 되고 그리하여 “적을 이롭게 하고, 북을 ‘찬양’하게 되는 것”일까? 북한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다녀오지도 않고, 북에서 최근 남으로 도망 쳐 나온 사람들을 만나 본적도 없고 그들의 이야기조차 들어 보지도 않고 북쪽 공산당은 이마에 “뿔”난 사람 정도로 생각하게 해 온 우리 학교 교육과 반공교육에 대해서 다시금 살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 교수의 책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책을 쓰면서, 평화와 통일을 간절히 바라는 양심적인 정치학 학자가 북한의 동포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을 쏟아 놓은 것이 국가보안법에 걸린다면 그 법이 악법이라는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초에 “우리 (남한)은 체제 경쟁에서 이미 승리했다”고 자신 있게 갈파했다. 그렇다면 좀 더 자신 있게 우리 이웃인 북한에 대해서 보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려면, 이런 언론과 정보의 자유를 위하여 우리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이를 저해하고 가로 막는 비평화적이고 반통일적인 “악법”들은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남북평화재단이 새로 세운 출판사 “평화세상”이 이 책을 내어 놓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9월 4일 저녁 종로 5가 기독교회관 강당에서 있을 출판기념회에 많은 이들이 모여서 이 책에 대한 토론을 경청하고 더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정독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놓으면서 “두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한 가지 마음, 가슴 한쪽에 굳게굳게 굳어 버린 “공산당은 싫어”하며 자라 온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북한에서 태어나 일제하에서 교육받은 전후(제2차 대전 이후)세대가 한국전쟁 때 개신교 목사 아버지가 북한군에게 반공목사라는 이유로 총살당한 비참한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해군으로 북한에 총을 겨누고 싸운 사람으로서, 아무리 이북의 정치지도자들이 훌륭한 주체사상을 창안했고, 항일 투쟁 경력이 있는 나름대로의 애국자라 할지라도 공산주의 독재로 무고한 인민을 무참하게 죽이고 아이들을 굶어 죽어가게 하는 일들을 듣고 보면서, 내 굳어진 가슴을 풀기가 너무 너무 힘들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내 머리로는 이 재봉 교수의 책을 이해하고, 북한의 사정을 있는 그대로 편견 없이 받아 드리고 있지만, 나의 상한 마음, 굳어질 대로 굳어진 내 마음은 풀어 지지 않는 것을 느낀다. 여러 가지 그럴 사한 이유와 핑계가 있겠지만, 수십만 수백만의 인민을 굶어 죽어 가게 하는 정권은 입이 열 개가 있어도 하늘의 벌을 받기 전에 회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핑계가 있어서 그 어려운 경제사정에 값비싼 핵무기를 만들고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는가 말이다. 북한은 변해야 한다. 민주주의나 자본주의를 안 해도 좋다. 적어도 인민을 굶어 죽게 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는가? 중국 모택동의 공산독재는 적어도 13억 중국인민들이 하루 세끼 밥 먹게 하는데 성공했지 않았는가. 그리고 등소평은 그 작은 키에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가리지 않고 개방정책을 써서 “시장경제 사회주의”를 성공시킨 지 30여년 만에 100년의 꿈인 세계 올림픽을 멋지게 개최하고 있지 않은가. 왜 그렇게 못하는가. 아니 왜 그렇게 안하는가.


이런 마음, 나의 고향 이북에 대한 한 맺힌 가슴을 안고, 이 책을 읽어 나가면서, 이북사람들의 한 맺힌 마음, 꽁꽁 얼어붙은 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또 하나의 마음, 그래도 좀 열린 마음은 나의 굳어 버린 마음을 열고, 이북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아  내리게 하는 방도가 없을까 궁리하게 한다. 아마 이런 마음가짐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이라는 것을 내 놓았을 것이다. 꽁꽁 얼어붙은 이북 정치지도자들의 마음, 북한 인민들의 가슴을 열게 하자는 뜻이었다. 그래서 이산가족들을 서로 만나보게 하고, 굶어 죽어 가는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보내 주고, 영양실조로 폐병에 앓아누운 사람들에게 약품을 보내고 병원을 세워주고, 공단을 세우고 노동자들에게 일감을 주고 자본주의를 가르쳐 주고, 관광지역을 개방하고 하는 “평화사업”을 해 온 것이다. 그런데 햇볕정책이 이남에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 “이북에 퍼주기만 하는 정책”이라고 하면서 이남 사람들의 마음은 굳어져 가기만 하는 것 같다. 왜 이명박 정부는 2000년 6.15선언과 2007년 10.4 선언이라는 북한 살리기, 열린 마음으로 북한 동포들과 남한 사람들이 상생하고 공영하자는 큰 틀을 마다하고 마음의 문만 아니라 말 문마저 닫아 버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비핵.개방.3000"을 그 순서대로가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하든가, "3000, 개방, 비핵"의 순서로 하면 더 쉽게 풀릴 수 있지 않을까.


이 재봉교수의 열린 마음으로 두 눈을 뜨고 본 북한에 대해서 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이 열리고 너그러워 지고 북한의 이웃에게 다가가는 마음이 생기기를 기대한다. 이 책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에게 따뜻한 햇볕이 되어 우리 굳어 진 가슴을 풀어 헤치게 하고 사랑과 평화의 행동으로 미래의 우리나라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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