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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10대 소녀의 횡포와 폭력
  글쓴이 :      날짜 : 10-04-20 10:06     조회 : 1913    
난생 처음 그리고 도미 두 달 만에 사귀게 된 백인 여자 친구 때문에 학교생활이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주말엔 가게에서 일하느라 데이트를 즐길 수 없는 대신, 주중에 그녀가 학교로 찾아와 제 수업을 청강하기도 하면서 사랑을 속삭였거든요.

주중엔 공부와 연애를 병행하고 주말엔 가게 일을 해야 했으니 시간이 흐를수록 주말이 싫어졌습니다. 그러던 차에 가게 일에 진저리가 나게 하는 일이 몇 가지 연이어 터졌습니다.

첫째, 부정을 저질러야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당시 빈곤층에 대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하나로 농업부 (USDA: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에서 WIC 프로그램과 Food Stamp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WIC은 Women, Infants, Children의 약자로 두 프로그램 다 저소득 계층의 임산부, 유아, 어린이들에게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식품을 공급하는 프로그램이지요.

그런데 가게 주변의 흑인들이 우유, 쥬스, 계란 등과 교환할 수 있는 WIC 쿠폰과 식품에 대해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Food Stamp를 가져와 현금과 바꿔달라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술이나 담배를 사기 위해서였는데 가게에서는 액면가의 70-80%로 현금을 내주니 가만 앉아서 돈을 버는 셈이었지요. 적발되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만큼 큰 범죄 행위였지만 저는 주인의 요구에 따라 부정을 저질러야 했던 것입니다.

둘째, 흑인들의 폭력에 몸서리쳐야 했습니다. 한 가지만 꼽는다면, 어느 날 10대 소녀가 4-5달러어치 물건을 주문했다가 제가 물건을 내주자 뺑소니를 치더군요. 앞에서 얘기했듯, 손님이 방탄유리 바깥쪽에서 물건을 주문하면서 지그재그로 돼있는 창구를 통해 돈을 내면 안쪽에서 돈을 먼저 받고 물건을 내주어야 하는데, 제가 돈을 챙기기 전에 물건을 먼저 내주는 바람에 당한 것이지요.

며칠 뒤 그녀가 다시 물건을 사러 왔습니다. 10달러짜리를 내놓으면서 4-5달러어치 물건을 주문하더군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며칠 전 떼인 물건 값까지 챙겨 거스름을 내줬더니 자기 돈 내놓으라며 난리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받아야 할 돈을 받았다며 거부하자 그녀는 가게 밖으로 나가더니 주변 사람들에게 피하라 해놓고 커다란 돌멩이와 깨진 보도블록을 가게로 던지더군요.

가게 출입문 유리창이 박살났지만 말리는 사람도 없고 경찰도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방탄유리 밖으로 나갈 엄두도 내지 못했고요. 4-5달러 외상값을 받은 대신 수백 달러짜리 유리창을 갈아 끼워야 하는 어처구니없고 분통터지는 일을 당했지만, 그 뒤에 겪은 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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