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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움꾼에서 비폭력주의자로(1)
  글쓴이 :      날짜 : 09-09-01 10:22     조회 : 1514    

제가 요즘은 전쟁을 비롯한 모든 폭력을 거부하며 '평화학자' '평화학교수' 또는 '평화운동가' 등으로 불리곤 합니다만,

 어릴 땐 싸움을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작은 키와 가냘픈 몸매에 주먹질을 잘 하지 못해 붙었다면 얻어터지면서도 쌈질을 피하지 않았지요.

 

 그렇다고 주먹 대신 '짱똘'이라도 날릴 수 있는 깡다구를 지닌 것도 아니었습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어찌나 겁이 많았던지 대낮에도 마당 한켠 돼지막 옆에 붙은 변소에서 똥을 누려면 큰소리로 노래를 불러 무서움을 달래야 했고, 밤엔 엄마가 등불을 들고 지켜 서계시는데도 변소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바깥에 똥을 싸놓으면 다음날 아침 아부지가 치우셨으니까요.

 

 집밖에선 물에 빠질까봐 조그만 다리조차도 혼자 건너기 어려웠으며, 송충이 잡으러 학교 뒷산에 오를 때엔 미끄러 넘어질까봐 친구들의 부축을 받아야 했고요. 그렇게 왜소한 체구와 소심한 성격에도 싸움을 피하지 않은 이유는 일종의 오기와 은근한 ''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편이어서 선생님들의 귀여움을 받고 주먹대장들의 비호를 조금 받았거든요. ''을 잘못 믿고 저보다 크고 힘센 놈들에게 깝죽거리다 얻어맞곤 했는데, 그래도 작고 약한 녀석들은 전혀 괴롭히지 않았으니 아주 비겁한 건 아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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