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사업
평화소식
후 원
활동소식
평화산책
자료실
지역본부
재단소개
표언복 (평화산책)
kfp
HOME | 평화산책 | 표언복 (평화산책)
○ 목원대 국문학 교수
   
  고장난 컴퓨터 들고 세탁소에 간 사연
  글쓴이 :      날짜 : 09-10-26 10:33     조회 : 1267    

북한을 떠나 남한에 들어와 사는 새터민들은 남한사람들로 하여금 북한의 사정을 이해하는 데 아주 많은 도움을 줍니다. 북한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자 하는 진정성만 있다면 새터민들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교사가 될 것입니다.

 

동아일보의 주성하 기자는 김일성종합대학을 나온 탈북 ‘새터민’입니다. 지금이야 어지간히 익숙해졌을 테지만 처음에는 그도 평양생활과는 아주 이질적인 서울생활에 어지간히 당황했던 모양입니다.

 

 새터민 생활 초창기에 그가 하루는 고장난 컴퓨터를 들고 세탁소를 찾아 갔습니다. 주인이 보고 어리둥절해 물었습니다. “무슨 일이시지요?” 의외의 반응에 주성하 기자도 어리둥절해졌습니다.

 

손님이 왔으니 “어서 오십시오.” 하고 반겨 주어야 마땅할 주인의 태도가 어쩐지 마땅치 않아 보인 때문입니다. 더구나 가게 안에는 수리중인 컴퓨터라든가 그 부속같은 것은 전혀 보이질 않고 옷가지만 잔뜩 쌓여 있었던 것입니다.

 

뭔가 또 잘못된 게 틀림없다고 직감한 주성하 기자는 어물어물 가게를 나와 자리를 피했습니다. ‘컴퓨터 클리닝’이라고 쓰인 세탁소 간판이 문제였습니다. 남한문화에 익숙지 못한 그는 ‘컴퓨터 클리닝’을 곧이곧대로 컴퓨터 수리점 정도로만 짐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이라면 북한에서는 남한의 서울대학교만큼이나 이름이 높은 대학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름 있는 대학을 나온 지식인이라 하더라도 서로 눈 가리고 귀 막은 채 살아온 단절의 역사는 불과 백 년도 안 되는 동안에 이토록 소통이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통일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분단이란 결국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을 말합니다. 서로의 말과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먹고 사는 서로의 생활방식이 낯설어지기 시작하면 벌써 골은 깊고 길은 멀어진 것입니다.

 

표언복(목원대, 국문학)


   

03735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11길 20 CI빌딩 501호
TEL : 02-6261-0615 FAX : 02-6261-0611 Copyright 2007 KOREAPEACE
통일부 허가법인 제 275호 기획재정부 제 2007-256호 공익성 기부금 대상단체
관련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