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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원대 국문학 교수
   
  전구와 "불알"
  글쓴이 :      날짜 : 10-02-05 11:52     조회 : 1493    
북한 사람들의 언어가 자주 수수께끼의 대상이 되어 우스갯거리로 삼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불알’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전구를 북한에서 무엇이라고 하게?”
“불알”

하는 식입니다.

 2008년 2월 제자들과 어울려 개성관광을 다녀 온 일이 있습니다. 박연폭포 뒤 머리 긴 중이 열심히 염불을 외고 있는 조그마한 절에 올랐다가 초라한 가게 앞에서 차 한 잔씩을 사 마시며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일행 중 한 명인 허왕욱 선생이 북한 요원들에게 접근해 말을 붙였습니다.

 “불 켜는 전구를 북한에서는 불알이라고 한다던데 정말입니까?”

뜻밖에도 북측 요원들은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겠다는 눈치였습니다. 거듭 설명을 하며 묻자 “그런 말 없다”며 하는 소리에 가시가 돋쳐 있었습니다.

  “그건 다 남조선 사람들이 공화국을 적대시하여 지어낸 말이지요.”

적대시까지는 아니더라도 북한 사람들에 대한 근거 없는 경멸의식이나 내 쪽의 우월의식 같은 것의 발로임을 부인할 수는 없는 일일 것입니다.

 말과 글에 관한한 한사코 고유어를 살려 쓰고자 하는 북한사람들이 훨씬 주체적이고 바람직스럽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지나치게 외래어 또는 외국어 의존현상이 강한 남한의 현실에 대한 반성적 평가일 것입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느 편이 더 바른 것인지는 금방 알 수 있는 일입니다만, 어느새 언어사대주의에 물들어 있는 남한사람들 생각에는 북한사람들의 말과 글이 아주 촌스럽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지요.

우스갯거리는 남의 말과 남의 글을 제 말과 제 글인 양 쓰며 우쭐거리는 사람입니다. 제 말과 제 글을 제 말답고 제 글답게 쓰는 사람이 우스갯거리일 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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